1. 성북에서 여름을 보내는 새로운 방식, 문화가 바캉스가 되는 순간
여름휴가의 기준은 이제 단순한 ‘피서’에서 벗어나고 있다. 더 이상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높은 비용과 복잡한 일정 대신,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누릴 수 있는 축제가 바로 성북문화바캉스다. 매년 여름 성북구 전역에서 열리는 이 문화축제는 ‘도심 속 문화휴가’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점차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가장 먼저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바로 **‘거창한 준비 없이,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여름휴가’**라는 점이었다.
성북문화바캉스는 ‘문화가 있는 여름휴가’라는 주제로, 거리공연·전시·체험·마켓·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인 만큼, 접근성과 참여율이 매우 높다. 성북구 내의 공공기관뿐 아니라 작은 마을 공간, 도서관, 성북천, 예술창작소 등 도심 곳곳이 축제 공간이 되며 도시 전체가 무대처럼 활용되는 구조도 인상 깊다.
특히 이 축제는 다른 지역 문화행사와 달리 ‘휴가’라는 개념을 문화적으로 해석한 점에서 눈에 띈다. 즉, 더위 속에서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것이 아니라, 삶에 필요한 여유와 감성, 창의적 자극을 얻는 과정 자체를 ‘바캉스’라고 정의한 것이다. 단순한 관람형 축제가 아니라, 참여자가 주체가 되는 체험형 콘텐츠가 풍부하게 구성되어 있어,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몰입감과 만족도가 높았다.
무엇보다도 ‘문화 바캉스’라는 개념은 현대 도시민에게 매우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해결책으로 다가온다. 멀리 떠나기 힘든 직장인, 학부모, 지역 주민들 모두가 가볍게 누릴 수 있는 문화 경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축제는 계층이나 연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며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지역형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다지고 있다.
2. 일상에서 만나는 문화공연 – 골목, 천, 도서관이 무대가 되다
성북문화바캉스의 진짜 매력은 그 무대가 ‘어디든지’라는 점이다. 축제를 위해 조성된 특설무대가 아니라, 일상 속 평범한 공간이 예술과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처럼 가까운 공간이 축제의 장으로 변하는 경험은, 그 자체로 신선하고 놀라웠다. 특히 성북천에서 펼쳐지는 소규모 음악회나 피크닉 콘서트는 평소 산책만 하던 공간에서 갑자기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지며 특별한 저녁을 만들어냈다.
성북동 골목에서는 다양한 거리예술이 펼쳐진다. 마임, 그림자극, 음악 버스킹, 인형극 같은 프로그램들이 시간대별로 열리며, 관람객들은 이리저리 골목을 따라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예술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무대와 관객의 경계가 사라진 공연 구조는 예술을 더욱 가깝고 친근하게 만든다. 공연을 일부러 찾지 않아도, 그저 일상을 걷다가 마주치는 그 순간, 예술이 내 삶의 일부가 되는 경험이 가능하다.
특히 성북의 도서관이나 마을공간에서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함께 진행된다. 동네도서관에서는 그림책 낭독회, 북콘서트,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되고,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과 예술 워크숍은 가족 단위 관람객의 만족도를 크게 높이는 핵심 콘텐츠로 작용한다. 도심 속에서 책을 읽고 예술을 즐기며 바캉스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이었다. ‘휴가’라고 해서 꼭 해변이나 풀장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내가 속한 공간에서 문화와 연결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쉼이고 여행이다.
또한 시청자 입장에서 성북문화바캉스는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흥행 요소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무료 혹은 사전신청만으로 참여 가능하며, 접근성과 참여 진입 장벽이 낮다. ‘보러 가는 축제’가 아닌, ‘지나가다 참여하는 축제’의 방식은 바쁜 현대인에게 매우 이상적인 문화 접근 방식이며, 도심 속 문화 향유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3.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만드는 자생형 축제 콘텐츠
성북문화바캉스가 단순한 문화행사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이 축제가 지역 예술가, 주민, 단체가 함께 주체적으로 만들어간다는 점에 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느끼기에도 이 축제는 어느 한 기관이 일방적으로 기획한 것이 아닌, **‘지역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진짜 동네축제’**라는 점이 분명했다. 축제 전반의 분위기에서도 이처럼 공동체의 에너지가 생생히 전달된다.
예를 들어, 성북예술창작소에서 운영하는 오픈스튜디오 프로그램은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공간을 직접 관람객에게 개방해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람객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예술가와 대화하며 창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체험도 해볼 수 있는 열린 예술교육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는 예술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함께 예술의 일부가 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또한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마을극장, 청년 기획자들이 운영하는 로컬 플리마켓, 마을공동체가 연출한 거리극 등은 ‘시민 참여형 축제’의 모범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처럼 지역민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운영하는 방식은 축제에 대한 애정도와 몰입도를 한층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참여자’로서의 정체성이 부여되기 때문에, 그 축제에 대한 기억도 더욱 선명하게 남는다.
무엇보다 이러한 축제 구성은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외부 유명 인사를 데려와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자생할 수 있는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북문화바캉스는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가 아닌, 그 지역의 생활문화가 꽃피우는 계절이자, 시민과 예술이 연결되는 플랫폼이다. 시청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이 축제는 서울이라는 대도시 안에서도 지역 공동체와 예술이 어떻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였다.